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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여섯 명 중 한 명이 당뇨병 환자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을 돌아보니 부모님, 직장 선배, 친구들 중에 혈당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이 글은 당뇨가 어떤 병인지, 왜 지금 2030세대도 안심할 수 없는지, 그리고 제가 이 내용을 공부하면서 직접 바꾸기 시작한 식습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당뇨 유병률, 숫자가 왜 이렇게 늘었을까
당뇨병(糖尿病)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온다는 뜻입니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정상치를 넘어서면 신장이 이를 걸러내지 못해 소변으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기원전 5세기경 인도의 의사들이 환자의 소변을 직접 맛보고 달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 병의 이름이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당시엔 꽤 충격적인 방법이었겠지만, 어쨌든 그 관찰이 수천 년 뒤의 우리에게까지 닿아 있는 셈입니다.
현재 당뇨병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1형 당뇨병, 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그리고 특이형 당뇨병이 그것입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2형 당뇨병으로, 우리가 흔히 '생활 습관병'이라 부르는 유형입니다. 과거에는 45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하여 성인병으로 불렸지만, 최근 통계는 그 상식을 완전히 뒤집고 있습니다.
20대 당뇨 환자는 10년 전보다 40% 늘었고, 30대는 3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출처: 통계청). 코로나19 이후 활동량이 줄고 배달 음식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비만 인구가 함께 증가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 제가 직접 살펴봤는데, 주변 30대 초반 후배들 중에도 건강검진에서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더 무서운 건, 당뇨 환자의 약 3분의 1은 합병증이 생길 때까지 자신이 당뇨인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 환자 (최근 조사 기준)
- 20대 환자 10년 새 40%, 30대 30% 증가
- 환자의 약 1/3은 진단 전까지 자각 증상 없음
- 코로나19 이후 비만 인구 증가와 맞물려 급증
합병증이 진짜 문제인 이유
당뇨병 자체보다 더 무서운 건 합병증입니다. 혈당이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온몸의 혈관과 신경이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병증으로, 눈의 망막에 있는 실핏줄이 터지거나 막히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집니다. 당뇨가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제가 자료를 찾기 전까지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콩팥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당뇨병성 신증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신증이란 콩팥의 필터 기능이 점차 손상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방치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까지 필요하게 됩니다. 게다가 말초신경 합병증, 관상동맥 질환, 뇌혈관 질환, 말초동맥 질환까지 당뇨의 합병증 목록은 꽤 길고 무겁습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젊을 때 당뇨가 생기면 고혈당 상태에 노출되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집니다. 30대에 발병하면 60대에 발병하는 것보다 합병증 위험이 훨씬 더 누적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금 당장 아프지 않다고 안심할 게 아니구나'였습니다.
또 한 가지 덜 알려진 사실이 있습니다. 가족력도 없고 비만하지도 않은데 갑작스럽게 당뇨가 생기는 경우, 아주 드물게 췌장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췌장은 위장 뒤에 붙어 있어 초음파로도 잘 보이지 않는 장기인만큼,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치매와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는데,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소폭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발병 메커니즘이 일부 겹치는 데다, 혈당 조절 과정에서 저혈당이 반복되면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혈당이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지나치게 낮아진 상태를 말하며,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이 상태가 반복되면 신경세포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집니다.
식습관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법
유전자가 있다고 무조건 당뇨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부모님 한쪽이 2형 당뇨병 환자라면 발병 위험이 두 배, 양쪽 모두라면 네 배까지 올라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살았지만 당뇨 유병률은 지금과 비교도 안 됐습니다. 결국 방아쇠를 당기는 건 유전자가 아니라 생활 습관이라는 얘기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습관적으로 즐기던 탄산음료, 빵, 과자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 인슐린 저항성을 키우는 주범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서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분비되긴 하지만 세포에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혈당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복부 비만이 있을 때 이 저항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제가 이 자료를 접하고 가장 먼저 바꾼 건 밥 먹는 순서였습니다. 채소나 단백질(생선, 육류)을 먼저 먹고 밥은 나중에 먹는 방식인데, 같은 양을 먹더라도 탄수화물 섭취를 뒤로 미루면 식후 혈당이 덜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며칠 해보니 식사 후 졸음이 줄었고, 배가 너무 빨리 꺼지는 느낌도 덜했습니다.
제로 음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혈당 조절에 일부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지만, 제로 콜라를 먹으면서 다른 것을 먹는 보상 심리가 작동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더 맞는 말 같습니다. 저도 제로 음료를 마시는 날일수록 왠지 다른 걸 더 먹어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식후 과일을 꼭 챙기던 습관이 있었는데, 현대의 과일은 품종 개량으로 당도가 훨씬 높아져 '나무에 달린 달달한 간식'에 가깝다는 표현이 뼈를 때렸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삼백(三白)입니다. 삼백은 흰 설탕·흰 소금·흰쌀밥(또는 흰 밀가루)을 줄이고, 총천연색 식단으로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재료를 알 수 있는 신선한 음식을 먹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또, 이 세 가지 원칙이 당뇨 예방 식습관의 핵심임을 말합니다. 꿈같은 말 같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당뇨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당뇨 환자의 상당수는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습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분들 중 상당수가 건강검진 혈당 수치를 보고 나서야 처음 인지하는 경우입니다. 혈당 검사는 증상이 없을 때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마른 사람은 당뇨에 안 걸리나요?
A. 아닙니다. 비만과 관련된 당뇨는 인슐린 저항성 문제이지만, 마른 사람에게 생기는 당뇨는 인슐린 분비 자체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체형과 관계없이 당뇨는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체중만 보고 안심하는 건 위험합니다. 저도 이 부분은 막연히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넘겼던 부분인데, 자료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Q. 밥 먹는 순서를 바꾸면 혈당이 정말 덜 오르나요?
A. 연구 결과상 그렇습니다. 생선이나 육류를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은 경우가 반대 순서보다 식후 혈당 상승 폭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뒤로 미루면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혈당이 덜 급격하게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Q. 제로 음료는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A. 단기적으로는 혈당과 체중 조절에 일부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불분명합니다. 오히려 제로 음료를 선택한 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다른 고칼로리 음식을 더 먹게 되는 패턴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제로 음료 자체보다 전체 식단의 균형이 훨씬 중요합니다.
Q. 부모님이 당뇨면 저도 반드시 걸리나요?
A. 유전적 위험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발병이 확정되는 건 아닙니다. 부모님 한쪽이 2형 당뇨라면 위험이 두 배, 양쪽 모두라면 네 배까지 올라갑니다. 하지만 식습관과 운동 같은 환경적 요인이 유전자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더 일찍, 더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이 자료를 정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바뀐 건 '당뇨는 나중 일'이라는 생각이 사라진 것입니다. 삼다증(三多症), 즉 다뇨·다음·다식이라는 고전적인 증상이 없어도 당뇨는 이미 진행 중일 수 있고, 합병증이 나타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지금 실천하고 있는 건 세 가지입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순서 섭취, 흰 쌀과 정제 탄수화물 양 줄이기, 그리고 빠르게 먹는 습관 고치기입니다. 생화학적 포만감은 천천히 먹어야 뇌가 감지합니다. 물리적으로 배가 불러올 때까지 빠르게 먹으면 그만큼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걸 제 경험상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